서울대 디자인학부 합격후기

서울대 합격생 노양현 수강생 합격수기. 남들보다 뒤처져 있던 나, 시간 관리와 융통성으로 승부하다 안녕하세요.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멋쩍네요. 예전에 부러운 마음으로 합격수기를 읽던 제가 직접 합격수기를 쓰는 것도 신기하고요. 저, 아직은 뭣도 모르는 나이이지만 하나만은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체능계, 정말 대학가기 힘들다는 것 말입니다. 수능 후에 살벌한 미대입시를 경험하면서 수없이 많은 좌절을 경험했고 이만큼 힘든 입시는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와 같은 길을 걷게 될 미대입시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작은 힘을 보태주고자 이 글을 씁니다. 공부 방법만을 설명하는 것보다는 미대입시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고 모든 미대입시생들이 많은 도움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1. 미대입시는 내신-수능-실기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두 마리라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미대입시생이라면 아마도 상위권 대학 입학을 노리고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같은 시기를 거쳤던 사람으로서 경험한 것이 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입시생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세 가지를 모두 완벽히 준비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죠... 그래서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말씀을 드리자면, 여러분도 이미 수없이 들었겠지만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라’ 정도가 될 것입니다. 정말 상투적이지만 그것만큼 정확한 것도 없습니다. 다른 학생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학교-학원 이동시간이 대략 2시간 정도 걸렸는데요. 그 2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부단히 애썼습니다. 거창하게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융통성 있게 지킬 것만 지키면 됩니다. 학원과 학교를 이동하는 그 2시간 동안 제가 한 것은 딱 세 가지 중에 하나입니다. 내신 공부, 영단어 암기, 수면으로 체력보충하기. 이 세 가지 중 그날그날의 계획이나 컨디션에 따라 융통성 있게 선택하는 것이죠. 저는 2학년 말부터 미술을 준비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미술학원을 훨씬 늦게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학원도 멀었기 때문에 시간이 누구보다도 소중했고 귀중했습니다. 덕분에 남는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쓰려 노력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소중함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이동시간이 단 10분이라도 그 시간에 자신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사 그게 잠자는 것이라도 그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성적인 판단 하에 결정했다면 말이죠. 무엇보다 여러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내신 성적을 관리하는 법은, 말하자면 쉽습니다. 수업 시간에 졸지 않고 수업 내용 잘 듣고,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는 것 잘 정리해놓고 복습하면 되죠.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기말고사 같은 경우는 모든 과목을 보기 때문에 자습 시간에 한 과목씩 저런 식으로 공부하려면 정말 하기가 어렵습니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 내신 준비에만 치중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수업을 잘 들어야 내신 시험 성적이 잘 나오는 선생님들을 파악해서 그 수업시간만은 어떻게든 집중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내신시험에 낸다고 말씀해주시는 것들과 주요 과목 외의 과목들은 따로 정리해서 이동시간에 암기하며 공부했고(뒤에서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 자습시간에는 오로지 수능공부에 매달렸습니다. 그렇다고 내신을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 내신 시험을 수능형으로 내시는 선생님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자습시간에 공부를 할 때는, 수능공부는 수능시험 시간표대로 했습니다. 아침에는 문학/비문학 문제를 풀고, 점심시간 즈음에는 수학문제를 풀고, 점심을 먹고 나서는 외국어 영역 문제를 푸는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꼭 빈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스피커로 외국어듣기 문제를 푼 후에 밥을 먹곤 했습니다. 제가 외국어듣기영역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신이 부족한 부분은 시간을 따로 내서라도 반드시 보충해야 합니다. 내신-수능-실기 중에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실기인데요. 성적 좋은 미대입시생들이 꼭 알아두셔야 할 것은 ‘실기력만 좋아도 미대는 갈 수 있지만, 성적만 좋다고 미대는 갈 수 없다’라는 것입니다. 물론 비실기전형 제외하고서요... 극단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실기력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비실기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 아니라면 3학년이 되기 전부터 미술학원에 다니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미술학원에서 있다 보면 선생님이 그림을 봐주고 계신데 옆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딴청을 피우는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학생들을 보면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미대입시생들에게 있어 미술학원은 학교 수업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에서처럼 선생님들이 지도를 해주시는 내용들은 절대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2. 계획을 꼭 세우자. 앞서 말했다시피 미대입시생에게 시간은 생명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뼈대가 되는 크나큰 목표를 잡아놓고 그것을 세분화한 뒤 그것을 이루기 위해 단계별로 해야 할 것을 정했습니다. 그것을 토대로 월간계획을 세웠고, 그 월간계획을 지키기 위해 주간계획을, 마찬가지로 주간계획을 지키기 위해 일간계획을 세웠습니다. 막연히 하루하루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는 이러한 방법이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흔히 계획을 짜게 되면 공부계획만 생각하기 쉬운데 자신 스스로 미술 실기력을 어떻게 키워나갈지, 체력관리는 어떻게 할지 등등 입시생활에 관련되는 모든 것에 대해서도 계획을 짜야합니다. 그렇다고 그런 세세한 것들까지 종이에 적어가면서 계획을 세우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신이 미래를 준비하는 큰 흐름 속에서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그것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실기 계획을 어떻게 짜야하는지 알려드리자면 이렇습니다. 먼저 미술학원에서 가르쳐주는 것을 배우면서 자신이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체크부터 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내가 이러이러한 것을 그렸는데 구도/투시/형태/질감표현/마무리 정리가 좋지 않다’라고 느꼈다면 학원에 늦게까지 남거나 다음 날 일찍 와서 그것을 보충해야 합니다. 제가 말하는 실기 계획은 그것을 어떻게 보충할 지 자각하고 계획을 세워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물’을 표현하는 것에 자신이 없다면 ‘내가 몇 월 며칠까지 ‘물’을 서로 다른 몇 가지 표현방법으로 몇 번씩 그려야겠다’라는 계획을 짜야하는 것이죠. 이렇게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서 지켜 나가다보면 자신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게 될 것입니다. 3. 슬럼프에 빠졌을 땐 마음을 느긋하게 갖자. 수험생활 동안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상태, 즉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 수험생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다들 겪는 슬럼프를 나는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 인데요. 가장 좋은 것은 이왕 슬럼프에 빠질 거라면 슬럼프에 깊지 않게, 짧게 빠지는 겁니다. 말은 쉽죠.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마음을 편안하고 느긋하게 가져야 합니다. 갯벌에 발이 빠졌을 때 당황해서 발을 막 빼려고 하다 보면 더 깊게 빠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는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그냥 흐름대로 가게 뒀습니다. 그림이 그리기 싫으면 학원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한두 시간 정도 노래를 들으며 밖을 거닐다가 왔죠. 앞서 시간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했지만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비해버린 그 두 시간이 저는 전혀 아깝다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학원에 있어봤자 그림 그리는 데 온전히 집중할 수도 없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 기분은 그 다음 며칠까지도 이어질 것이고 말이죠. 수험생활 중에 공부든 미술이든 하기 싫다면 이렇게 잠시 심신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에게는 그 방법이 노래 들으면서 거리를 거니는 것이었을 뿐입니다. 다만 명심해야할 것은 그 시간이 절대 아깝다고 생각하시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아깝게 여길 거라면 그런 시간 자체를 가지지 마세요. 제가 생각하기에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술을 하는 것도 아니고, 쉬는 것도 아니고, 자는 것도 아닌 그냥 어영부영 보내버리는 시간이 가장 아까워해야할 시간입니다. 4. 실기시험을 칠 때는... 저는 사실 실기시험을 4번 밖에 못 치렀는데요. 그게 바로 수시 1번과 정시 3번입니다. 서울대학교 수시를 본 게 제 생애 처음의 시험이었어요.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정시가 아닌 수시였기 때문에 저는 ‘경험이나 제대로 쌓고 가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정말 즐기면서 실기시험을 치렀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죠.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정시 전에 실기시험을 경험해보았기 때문이죠.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앞으로 가능한 한 많은 실기대회에 참가하고, 수시도 적당한 선에서 넣어보면서 많은 기회를 갖도록 하세요. 실력이 좋고 운도 따라준다면 거기서 바로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혹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경험은 정시 실기시험 때 엄청난 도움이 되어 줄 것입니다. 실기대회든 수시든 정시든 실기시험을 치를 때는 정말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세요. ‘여기서 안 되면 안 된다’하는 간절함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신감과 평온함이 더욱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받으면 주어진 주제를 읽으면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휘에 표시를 하세요. 그리고 평가기준은 ‘꼭’ 확인하고 시험 시간 내내 그것을 신경 쓰며 그려야 합니다. 평가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그린다면 분명 남들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평가기준에 표현력이 있다면 표현력을 염두에 두면서 그려야하고 창의력을 본다면 아이디어에 신경을 써야겠죠. 많은 학생들이 의외로 평가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더군요. 또 주제에 주어진 주의사항과 조건은 정말 꼼꼼하게 읽어보고 완벽하게 이해를 한 뒤 스케치를 하시기 바랍니다. 스케치부터는 시간 운영에서의 싸움입니다. 시험 전에 학원에서 준비를 많이 하죠? 그 때 자신이 시험 시간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계속 연습해야 합니다. 학원에서 연습할 때 시험 시간 계획을 세우세요. 시험 시작 시간부터 몇 분까지는 주제 해석을 하고, 그 다음 몇 분까지는 스케치를 하고, 또 몇 분 남기 전까지는 칠하지 않은 곳이 없게 하고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 시간 계획을 세우는 것은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하세요. 남과 시간 계획이 다르다고 걱정하지 마시고요. 자신만의 스타일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실기시험을 치르러 가면 자신보다 잘하는 사람도 많고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분명히 시험장의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남들이 먼저 혹은 늦게 스케치를 들어가고, 채색을 하는 것에 신경이 쓰이기 마련입니다. 자신이 저 사람보다 뒤처진다는 생각도 할 수 있고요. 그럴 때 학원에서 연습하던 것처럼 나만의 시험 시간을 운영해나간다면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하세요. 옆에서 그림을 빨리 그리건 느리게 그리건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5. 합격소식을 접하던 그 날... 사실 저는 입시 준비하면서 정말 불안했습니다. 스트레스도 많이 쌓였고요. 무척이나 힘들게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재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군 실기 시험이 끝나고 난 뒤에는 재수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고 싶지 않아 놀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 예정된 합격 발표 전날에 친구의 서울대 정시 합격소식을 듣고 ‘와 부럽다...’하고만 있었는데 순간 머리에 뭔가 스쳐지나갔습니다. ‘서울대 정시 발표했다고?’하는 생각이 들어 서울대 홈페이지에 광속으로 접속했습니다. 이미 발표가 되어있더군요... 주민등록번호를 다 입력하고 조회 버튼을 누를까 말까 몇 번을 망설였습니다. 결국 눌렀는데 ‘합격’ 두 글자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믿기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처음엔 정말 ‘잘못 나온 게 아닌가’하며 계속 의심을 했죠. 며칠이 지난 뒤에야 조금씩 실감이 났습니다. 대학생이 되었다는 게.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최고의 학생들과 경쟁할 것이라는 생각에 대학생활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걱정은 하면 할수록 끝이 없다는 게 맞는 말인 것 같네요. 그래도 이런 걱정이라면 해보는 것도 좋겠죠? 6. 모든 미대입시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수(數)가 많다고 해서 틀린 것이 옳은 것은 아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쓴 책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대학입시라는 길고도 험한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저에게 많은 용기를 준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미술을 늦게 시작한 탓에 실기력이 많이 부족한 편에 속했습니다. 주변에 저보다 미술을 일찍 시작해서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들을 보면 항상 열등감과 자괴감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학원을 다닌 시간이 길진 않지만 제가 그 속에서 깨달은 것은 믿을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겁니다. 학원에서 그림을 그릴 때,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가 어떤 것을 먼저 그려버리면 그 주제에 관한 그림은 대부분 그것과 비슷한 형식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자기 스타일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괜히 저 친구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해서 그 친구와 비슷하게 그릴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좋은 것은 본받아야겠지만 자신의 스타일까지 바꿔버리면 안 됩니다. 자신의 스타일을 지켜나가는 것이 미대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리고 미대입시를 하다보면 힘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정말 힘들죠... 특히 겨울특강은 왜 그렇게 수강료가 비싸고 수업도 빡빡한지... 하지만 힘든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개인마다 그 정도가 다를 뿐이죠. 사실 저는 정말 엄청나게 성실한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지각도 하고, 힘들면 학원도 간혹 빠지고 그랬습니다. 모범적인 이야기만 해야 될 것 같은 이 글에 굳이 이런 말을 쓰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뭔가를 할 때는 정말 집중해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라는 것은 시간계획표를 빡빡하게 채우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쉴 땐 쉬고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고 그림 그릴 땐 그림 그리라는 것입니다. 한 가지 일을 할 때는 다른 것은 신경 쓰지 말고 그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간 계획은 공부와 실기에 90% 이상 치중되어야겠죠. 7. 마지막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중 대부분은 인강을 하나쯤은 듣고 있을 겁니다. 어떠한 과목이든 자신이 부족한 영역이 있다면 인강의 도움을 얻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인강을 들을 때는 정말로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체계적으로 계획을 짜서 ‘인강을 몰아보는 것 없이 완강하는 것’과 ‘인강을 시청한 후에 복습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실 인강은 강의에 최적화된 교재를 보며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용 이해가 쉽고, 시간 대비 학습의 효율이 굉장히 좋습니다. 인강 하나를 듣고 나면 선생님이 설명한 내용이 다 머릿 속에 들어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내용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된 것은 아니죠. 그래서 인강을 시청한 후에는 반드시 복습을 해야 합니다. 자신이 필기한 것을 한 번 더 정리해보기도 하고, 다른 책에 옮겨 적으며 단권화 작업도 하면서 말이죠. 같은 강의를 한 번 더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다고 몇 십 분짜리 강의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건 아니고요. 정말 핵심적인 부분이 나오는 구간만 기억해서 몇 번씩 돌려보라는 것입니다. 그 구간이라는 것이 길지 않기 때문에 쉬는 시간만 따져도 하루에 몇 번은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수리 영역 신승범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쉬는 시간에만 십 수번씩 돌려보았습니다. 앞에서 제가 시간을 강조한 이유 잘 아시겠죠? 내신을 준비하면서 여러분이 갈등하는 것 중에 하나가 기말고사 때 단위시간이 적은 과목들(예체능․제2외국어 등등)을 공부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시간을 내서 공부하기엔 아깝고,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하자니 왠지 해야 할 것 같아서 괜히 찝찝하고 그렇죠. 정말 계륵같이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과목들은 정말 간단하게 끝내버렸습니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저 과목들은 담당 선생님들께서도 웬만하면 큰 부담을 주지 않으시려고 수업시간에 시험 문제에 대해서 힌트도 굉장히 많이 주십니다. 노골적으로 ‘이거 낼 거니깐 외워라’ 하시는 분도 많고요. (저희 학교는 그랬습니다. 아마 대부분 그럴 거예요.) 그러면 선생님들이 콕 집어주신 것들은 작은 종이에 따로 옮겨 적거나, 그것마저도 귀찮다면 교과에서 집어주신 부분만 찢으세요. 그렇게 해서 학원 이동시간에 보세요. 한 번 보면서 조용히 소리 내어 읽고 덮어놓고 한 번 외워보고요. 그렇게 과목당 2~3일만 해도 얼추 외워집니다. 그리고 나서 시험 전날 한두 시간만 집중해서 공부하면 끝납니다. 보통 그 과목들은 내신을 잘 챙기는 상위권 친구들만 제대로 준비하기 때문에 그 정도만 준비해도 성적 잘 나옵니다. 저는 수험생활을 하면서 탐구과목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요. 방법은 꾸준히 하는 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모의고사 하루 이틀 전에야 요약 노트(그나마도 시중의 요약 노트)를 보며 벼락치기를 했었습니다. 고등학교 1, 2학년 때는 그렇게 해도 얼추 나왔기 때문에 그런 습관은 더 굳어져 갔죠. 그러다가 3학년에 올라가면서 성적이 왕창 떨어져서 공부 방법을 바꿨습니다. 탐구과목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암기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 중요한 것만 정리를 잘 해두면 많은 도움이 되죠. 그래서 저는 그런 점을 이용했습니다. 매일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혹은 문제를 풀면서 새로 알게 된 것이나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발견하면 조그마한 노트에 옮겨 적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정답으로 골랐던 오답 선택지는 틀린 내용을 옳은 내용으로 바꿔서 옮겨 적었고요. 그것을 매일 이동시간에나 남는 시간에 정독했습니다. 처음 몇 주간은 분명히 적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점점 앞에 적어 놓은 것이 뒤의 것과 중복되는 게 은근히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그 때부터 적을 것이 줄어들면서 탐구영역에 자신감이 붙을 겁니다. 저 또한 매일 그 노트를 작성하며 외우다보니 서서히 탐구영역에서 감을 잡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는 더 이상 적는 것을 그만 두고 외우기만 했습니다. 저는 그 노트를 정말로 백 번 이상 정독했습니다. 그 결과 탐구영역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굳이 이 방법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공부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탐구영역은 꾸준히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술하면서 공부하려면 정말 힘듭니다. ‘정말 누군가가 내가 이렇게 힘들게 노력하고 있는 걸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하는 생각도 들 때가 굉장히 많죠. 그 심정 다 이해하지만 주변에서 진심으로 그 힘든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주변에 있는 친구들을 둘러보세요. 대부분 같은 처지일 겁니다. 자신만 힘든 것 절대 아닙니다. 남들 다 한번쯤 하는 건데 지금 혹시 자신만 나약하게 움츠리고 있지 않나요? 조금만 버텨내면, 조금만 더 즐기면서 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힘들어도 조금만 참으며 파이팅하시길 바랍니다! 인아트미술학원 추천글 안녕하세요? 이번에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디자인)에 합격한 노양현이라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은 미대입시생일수도, 아니면 미대입시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님일수도 있겠네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입시를 준비했었던 학생으로서, 모든 미대입시생들에게 지금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고3으로 올라가는 친구들에게는 정말 황금 같은 시기입니다. 저도 물론 이 시기에 학원을 다니면서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원은 원생이 타 학원에 비해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선생님의 지도를 꼼꼼하고 세세하게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죠. 실기를 준비한 시간이 짧았던 저에게는 그 점이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저는 서울대 진학을 희망하고 있었는데, 저를 지도해주신 배윤환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을 서울대에 보내본 경험이 많으셨기 때문에 서울대 입시에는 안성맞춤이었죠. 서울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서울대를 보내본 경험이 있으신 선생님께 배우는 것이 무척이나 크게 도움이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서울대의 시험 유형은 독창성(자기만의 스타일)과 소신(주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지)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비교적 소규모 학원에서 서울대 입시를 준비했기 때문에 저의 생각을 고수하면서 저만의 스타일을 길러나갈 수 있었고, 그러한 면에서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어느 학원에서 입시를 치르던 간에 입시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경험 많은 선생님들 믿고 따르는 마음가짐이 그것입니다. 그러한 마음가짐만 있다면 작은 학원이건 큰 학원이건 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전 인아트 미술학원 사랑합니다. 한샘, 배샘, 두 분의 원장샘... 진정한 나의 스승님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서울대 합격생

노양현 수강생 합격수기.

남들보다 뒤처져 있던 나, 시간 관리와 융통성으로 승부하다

안녕하세요.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멋쩍네요. 예전에 부러운 마음으로 합격수기를 읽던 제가 직접 합격수기를 쓰는 것도 신기하고요. 저, 아직은 뭣도 모르는 나이이지만 하나만은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체능계, 정말 대학가기 힘들다는 것 말입니다. 수능 후에 살벌한 미대입시를 경험하면서 수없이 많은 좌절을 경험했고 이만큼 힘든 입시는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와 같은 길을 걷게 될 미대입시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작은 힘을 보태주고자 이 글을 씁니다. 공부 방법만을 설명하는 것보다는 미대입시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고 모든 미대입시생들이 많은 도움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1. 미대입시는 내신-수능-실기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두 마리라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미대입시생이라면 아마도 상위권 대학 입학을 노리고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같은 시기를 거쳤던 사람으로서 경험한 것이 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입시생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세 가지를 모두 완벽히 준비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죠... 그래서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말씀을 드리자면, 여러분도 이미 수없이 들었겠지만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라’ 정도가 될 것입니다. 정말 상투적이지만 그것만큼 정확한 것도 없습니다. 다른 학생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학교-학원 이동시간이 대략 2시간 정도 걸렸는데요. 그 2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부단히 애썼습니다. 거창하게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융통성 있게 지킬 것만 지키면 됩니다. 학원과 학교를 이동하는 그 2시간 동안 제가 한 것은 딱 세 가지 중에 하나입니다. 내신 공부, 영단어 암기, 수면으로 체력보충하기. 이 세 가지 중 그날그날의 계획이나 컨디션에 따라 융통성 있게 선택하는 것이죠. 저는 2학년 말부터 미술을 준비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미술학원을 훨씬 늦게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학원도 멀었기 때문에 시간이 누구보다도 소중했고 귀중했습니다. 덕분에 남는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쓰려 노력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소중함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이동시간이 단 10분이라도 그 시간에 자신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사 그게 잠자는 것이라도 그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성적인 판단 하에 결정했다면 말이죠. 무엇보다 여러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내신 성적을 관리하는 법은, 말하자면 쉽습니다. 수업 시간에 졸지 않고 수업 내용 잘 듣고,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는 것 잘 정리해놓고 복습하면 되죠.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기말고사 같은 경우는 모든 과목을 보기 때문에 자습 시간에 한 과목씩 저런 식으로 공부하려면 정말 하기가 어렵습니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 내신 준비에만 치중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수업을 잘 들어야 내신 시험 성적이 잘 나오는 선생님들을 파악해서 그 수업시간만은 어떻게든 집중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내신시험에 낸다고 말씀해주시는 것들과 주요 과목 외의 과목들은 따로 정리해서 이동시간에 암기하며 공부했고(뒤에서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 자습시간에는 오로지 수능공부에 매달렸습니다. 그렇다고 내신을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 내신 시험을 수능형으로 내시는 선생님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자습시간에 공부를 할 때는, 수능공부는 수능시험 시간표대로 했습니다. 아침에는 문학/비문학 문제를 풀고, 점심시간 즈음에는 수학문제를 풀고, 점심을 먹고 나서는 외국어 영역 문제를 푸는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꼭 빈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스피커로 외국어듣기 문제를 푼 후에 밥을 먹곤 했습니다. 제가 외국어듣기영역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신이 부족한 부분은 시간을 따로 내서라도 반드시 보충해야 합니다.
내신-수능-실기 중에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실기인데요. 성적 좋은 미대입시생들이 꼭 알아두셔야 할 것은 ‘실기력만 좋아도 미대는 갈 수 있지만, 성적만 좋다고 미대는 갈 수 없다’라는 것입니다. 물론 비실기전형 제외하고서요... 극단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실기력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비실기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 아니라면 3학년이 되기 전부터 미술학원에 다니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미술학원에서 있다 보면 선생님이 그림을 봐주고 계신데 옆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딴청을 피우는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학생들을 보면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미대입시생들에게 있어 미술학원은 학교 수업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에서처럼 선생님들이 지도를 해주시는 내용들은 절대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2. 계획을 꼭 세우자.
앞서 말했다시피 미대입시생에게 시간은 생명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뼈대가 되는 크나큰 목표를 잡아놓고 그것을 세분화한 뒤 그것을 이루기 위해 단계별로 해야 할 것을 정했습니다. 그것을 토대로 월간계획을 세웠고, 그 월간계획을 지키기 위해 주간계획을, 마찬가지로 주간계획을 지키기 위해 일간계획을 세웠습니다. 막연히 하루하루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는 이러한 방법이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흔히 계획을 짜게 되면 공부계획만 생각하기 쉬운데 자신 스스로 미술 실기력을 어떻게 키워나갈지, 체력관리는 어떻게 할지 등등 입시생활에 관련되는 모든 것에 대해서도 계획을 짜야합니다. 그렇다고 그런 세세한 것들까지 종이에 적어가면서 계획을 세우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신이 미래를 준비하는 큰 흐름 속에서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그것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실기 계획을 어떻게 짜야하는지 알려드리자면 이렇습니다. 먼저 미술학원에서 가르쳐주는 것을 배우면서 자신이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체크부터 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내가 이러이러한 것을 그렸는데 구도/투시/형태/질감표현/마무리 정리가 좋지 않다’라고 느꼈다면 학원에 늦게까지 남거나 다음 날 일찍 와서 그것을 보충해야 합니다. 제가 말하는 실기 계획은 그것을 어떻게 보충할 지 자각하고 계획을 세워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물’을 표현하는 것에 자신이 없다면 ‘내가 몇 월 며칠까지 ‘물’을 서로 다른 몇 가지 표현방법으로 몇 번씩 그려야겠다’라는 계획을 짜야하는 것이죠. 이렇게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서 지켜 나가다보면 자신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게 될 것입니다.

3. 슬럼프에 빠졌을 땐 마음을 느긋하게 갖자.
수험생활 동안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상태, 즉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 수험생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다들 겪는 슬럼프를 나는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 인데요. 가장 좋은 것은 이왕 슬럼프에 빠질 거라면 슬럼프에 깊지 않게, 짧게 빠지는 겁니다. 말은 쉽죠.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마음을 편안하고 느긋하게 가져야 합니다. 갯벌에 발이 빠졌을 때 당황해서 발을 막 빼려고 하다 보면 더 깊게 빠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는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그냥 흐름대로 가게 뒀습니다. 그림이 그리기 싫으면 학원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한두 시간 정도 노래를 들으며 밖을 거닐다가 왔죠. 앞서 시간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했지만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비해버린 그 두 시간이 저는 전혀 아깝다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학원에 있어봤자 그림 그리는 데 온전히 집중할 수도 없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 기분은 그 다음 며칠까지도 이어질 것이고 말이죠. 수험생활 중에 공부든 미술이든 하기 싫다면 이렇게 잠시 심신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에게는 그 방법이 노래 들으면서 거리를 거니는 것이었을 뿐입니다. 다만 명심해야할 것은 그 시간이 절대 아깝다고 생각하시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아깝게 여길 거라면 그런 시간 자체를 가지지 마세요. 제가 생각하기에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술을 하는 것도 아니고, 쉬는 것도 아니고, 자는 것도 아닌 그냥 어영부영 보내버리는 시간이 가장 아까워해야할 시간입니다.



4. 실기시험을 칠 때는...
저는 사실 실기시험을 4번 밖에 못 치렀는데요. 그게 바로 수시 1번과 정시 3번입니다. 서울대학교 수시를 본 게 제 생애 처음의 시험이었어요.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정시가 아닌 수시였기 때문에 저는 ‘경험이나 제대로 쌓고 가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정말 즐기면서 실기시험을 치렀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죠.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정시 전에 실기시험을 경험해보았기 때문이죠.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앞으로 가능한 한 많은 실기대회에 참가하고, 수시도 적당한 선에서 넣어보면서 많은 기회를 갖도록 하세요. 실력이 좋고 운도 따라준다면 거기서 바로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혹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경험은 정시 실기시험 때 엄청난 도움이 되어 줄 것입니다.

실기대회든 수시든 정시든 실기시험을 치를 때는 정말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세요. ‘여기서 안 되면 안 된다’하는 간절함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신감과 평온함이 더욱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받으면 주어진 주제를 읽으면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휘에 표시를 하세요. 그리고 평가기준은 ‘꼭’ 확인하고 시험 시간 내내 그것을 신경 쓰며 그려야 합니다. 평가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그린다면 분명 남들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평가기준에 표현력이 있다면 표현력을 염두에 두면서 그려야하고 창의력을 본다면 아이디어에 신경을 써야겠죠. 많은 학생들이 의외로 평가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더군요. 또 주제에 주어진 주의사항과 조건은 정말 꼼꼼하게 읽어보고 완벽하게 이해를 한 뒤 스케치를 하시기 바랍니다. 스케치부터는 시간 운영에서의 싸움입니다. 시험 전에 학원에서 준비를 많이 하죠? 그 때 자신이 시험 시간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계속 연습해야 합니다. 학원에서 연습할 때 시험 시간 계획을 세우세요. 시험 시작 시간부터 몇 분까지는 주제 해석을 하고, 그 다음 몇 분까지는 스케치를 하고, 또 몇 분 남기 전까지는 칠하지 않은 곳이 없게 하고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 시간 계획을 세우는 것은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하세요. 남과 시간 계획이 다르다고 걱정하지 마시고요. 자신만의 스타일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실기시험을 치르러 가면 자신보다 잘하는 사람도 많고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분명히 시험장의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남들이 먼저 혹은 늦게 스케치를 들어가고, 채색을 하는 것에 신경이 쓰이기 마련입니다. 자신이 저 사람보다 뒤처진다는 생각도 할 수 있고요. 그럴 때 학원에서 연습하던 것처럼 나만의 시험 시간을 운영해나간다면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하세요. 옆에서 그림을 빨리 그리건 느리게 그리건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5. 합격소식을 접하던 그 날...
사실 저는 입시 준비하면서 정말 불안했습니다. 스트레스도 많이 쌓였고요. 무척이나 힘들게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재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군 실기 시험이 끝나고 난 뒤에는 재수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고 싶지 않아 놀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 예정된 합격 발표 전날에 친구의 서울대 정시 합격소식을 듣고 ‘와 부럽다...’하고만 있었는데 순간 머리에 뭔가 스쳐지나갔습니다. ‘서울대 정시 발표했다고?’하는 생각이 들어 서울대 홈페이지에 광속으로 접속했습니다. 이미 발표가 되어있더군요...
주민등록번호를 다 입력하고 조회 버튼을 누를까 말까 몇 번을 망설였습니다. 결국 눌렀는데 ‘합격’ 두 글자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믿기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처음엔 정말 ‘잘못 나온 게 아닌가’하며 계속 의심을 했죠. 며칠이 지난 뒤에야 조금씩 실감이 났습니다. 대학생이 되었다는 게.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최고의 학생들과 경쟁할 것이라는 생각에 대학생활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걱정은 하면 할수록 끝이 없다는 게 맞는 말인 것 같네요. 그래도 이런 걱정이라면 해보는 것도 좋겠죠?

6. 모든 미대입시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수(數)가 많다고 해서 틀린 것이 옳은 것은 아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쓴 책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대학입시라는 길고도 험한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저에게 많은 용기를 준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미술을 늦게 시작한 탓에 실기력이 많이 부족한 편에 속했습니다. 주변에 저보다 미술을 일찍 시작해서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들을 보면 항상 열등감과 자괴감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학원을 다닌 시간이 길진 않지만 제가 그 속에서 깨달은 것은 믿을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겁니다. 학원에서 그림을 그릴 때,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가 어떤 것을 먼저 그려버리면 그 주제에 관한 그림은 대부분 그것과 비슷한 형식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자기 스타일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괜히 저 친구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해서 그 친구와 비슷하게 그릴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좋은 것은 본받아야겠지만 자신의 스타일까지 바꿔버리면 안 됩니다. 자신의 스타일을 지켜나가는 것이 미대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리고 미대입시를 하다보면 힘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정말 힘들죠... 특히 겨울특강은 왜 그렇게 수강료가 비싸고 수업도 빡빡한지... 하지만 힘든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개인마다 그 정도가 다를 뿐이죠. 사실 저는 정말 엄청나게 성실한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지각도 하고, 힘들면 학원도 간혹 빠지고 그랬습니다. 모범적인 이야기만 해야 될 것 같은 이 글에 굳이 이런 말을 쓰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뭔가를 할 때는 정말 집중해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라는 것은 시간계획표를 빡빡하게 채우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쉴 땐 쉬고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고 그림 그릴 땐 그림 그리라는 것입니다. 한 가지 일을 할 때는 다른 것은 신경 쓰지 말고 그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간 계획은 공부와 실기에 90% 이상 치중되어야겠죠.

7. 마지막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중 대부분은 인강을 하나쯤은 듣고 있을 겁니다. 어떠한 과목이든 자신이 부족한 영역이 있다면 인강의 도움을 얻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인강을 들을 때는 정말로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체계적으로 계획을 짜서 ‘인강을 몰아보는 것 없이 완강하는 것’과 ‘인강을 시청한 후에 복습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실 인강은 강의에 최적화된 교재를 보며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용 이해가 쉽고, 시간 대비 학습의 효율이 굉장히 좋습니다. 인강 하나를 듣고 나면 선생님이 설명한 내용이 다 머릿 속에 들어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내용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된 것은 아니죠. 그래서 인강을 시청한 후에는 반드시 복습을 해야 합니다. 자신이 필기한 것을 한 번 더 정리해보기도 하고, 다른 책에 옮겨 적으며 단권화 작업도 하면서 말이죠. 같은 강의를 한 번 더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다고 몇 십 분짜리 강의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건 아니고요. 정말 핵심적인 부분이 나오는 구간만 기억해서 몇 번씩 돌려보라는 것입니다. 그 구간이라는 것이 길지 않기 때문에 쉬는 시간만 따져도 하루에 몇 번은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수리 영역 신승범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쉬는 시간에만 십 수번씩 돌려보았습니다. 앞에서 제가 시간을 강조한 이유 잘 아시겠죠?

내신을 준비하면서 여러분이 갈등하는 것 중에 하나가 기말고사 때 단위시간이 적은 과목들(예체능․제2외국어 등등)을 공부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시간을 내서 공부하기엔 아깝고,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하자니 왠지 해야 할 것 같아서 괜히 찝찝하고 그렇죠. 정말 계륵같이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과목들은 정말 간단하게 끝내버렸습니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저 과목들은 담당 선생님들께서도 웬만하면 큰 부담을 주지 않으시려고 수업시간에 시험 문제에 대해서 힌트도 굉장히 많이 주십니다. 노골적으로 ‘이거 낼 거니깐 외워라’ 하시는 분도 많고요. (저희 학교는 그랬습니다. 아마 대부분 그럴 거예요.) 그러면 선생님들이 콕 집어주신 것들은 작은 종이에 따로 옮겨 적거나, 그것마저도 귀찮다면 교과에서 집어주신 부분만 찢으세요. 그렇게 해서 학원 이동시간에 보세요. 한 번 보면서 조용히 소리 내어 읽고 덮어놓고 한 번 외워보고요. 그렇게 과목당 2~3일만 해도 얼추 외워집니다. 그리고 나서 시험 전날 한두 시간만 집중해서 공부하면 끝납니다. 보통 그 과목들은 내신을 잘 챙기는 상위권 친구들만 제대로 준비하기 때문에 그 정도만 준비해도 성적 잘 나옵니다.

저는 수험생활을 하면서 탐구과목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요. 방법은 꾸준히 하는 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모의고사 하루 이틀 전에야 요약 노트(그나마도 시중의 요약 노트)를 보며 벼락치기를 했었습니다. 고등학교 1, 2학년 때는 그렇게 해도 얼추 나왔기 때문에 그런 습관은 더 굳어져 갔죠. 그러다가 3학년에 올라가면서 성적이 왕창 떨어져서 공부 방법을 바꿨습니다. 탐구과목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암기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 중요한 것만 정리를 잘 해두면 많은 도움이 되죠. 그래서 저는 그런 점을 이용했습니다. 매일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혹은 문제를 풀면서 새로 알게 된 것이나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발견하면 조그마한 노트에 옮겨 적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정답으로 골랐던 오답 선택지는 틀린 내용을 옳은 내용으로 바꿔서 옮겨 적었고요. 그것을 매일 이동시간에나 남는 시간에 정독했습니다. 처음 몇 주간은 분명히 적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점점 앞에 적어 놓은 것이 뒤의 것과 중복되는 게 은근히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그 때부터 적을 것이 줄어들면서 탐구영역에 자신감이 붙을 겁니다. 저 또한 매일 그 노트를 작성하며 외우다보니 서서히 탐구영역에서 감을 잡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는 더 이상 적는 것을 그만 두고 외우기만 했습니다. 저는 그 노트를 정말로 백 번 이상 정독했습니다. 그 결과 탐구영역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굳이 이 방법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공부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탐구영역은 꾸준히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술하면서 공부하려면 정말 힘듭니다. ‘정말 누군가가 내가 이렇게 힘들게 노력하고 있는 걸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하는 생각도 들 때가 굉장히 많죠. 그 심정 다 이해하지만 주변에서 진심으로 그 힘든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주변에 있는 친구들을 둘러보세요. 대부분 같은 처지일 겁니다. 자신만 힘든 것 절대 아닙니다. 남들 다 한번쯤 하는 건데 지금 혹시 자신만 나약하게 움츠리고 있지 않나요? 조금만 버텨내면, 조금만 더 즐기면서 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힘들어도 조금만 참으며 파이팅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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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디자인)에 합격한 노양현이라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은 미대입시생일수도, 아니면 미대입시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님일수도 있겠네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입시를 준비했었던 학생으로서, 모든 미대입시생들에게 지금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고3으로 올라가는 친구들에게는 정말 황금 같은 시기입니다. 저도 물론 이 시기에 학원을 다니면서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원은 원생이 타 학원에 비해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선생님의 지도를 꼼꼼하고 세세하게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죠. 실기를 준비한 시간이 짧았던 저에게는 그 점이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저는 서울대 진학을 희망하고 있었는데, 저를 지도해주신 배윤환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을 서울대에 보내본 경험이 많으셨기 때문에 서울대 입시에는 안성맞춤이었죠. 서울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서울대를 보내본 경험이 있으신 선생님께 배우는 것이 무척이나 크게 도움이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서울대의 시험 유형은 독창성(자기만의 스타일)과 소신(주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지)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비교적 소규모 학원에서 서울대 입시를 준비했기 때문에 저의 생각을 고수하면서 저만의 스타일을 길러나갈 수 있었고, 그러한 면에서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어느 학원에서 입시를 치르던 간에 입시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경험 많은 선생님들 믿고 따르는 마음가짐이 그것입니다. 그러한 마음가짐만 있다면 작은 학원이건 큰 학원이건 입시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전 인아트 미술학원 사랑합니다.

한샘, 배샘, 두 분의 원장샘... 진정한 나의 스승님입니다.
감사드립니다.